부산 온종합병원 임종수 행정원장 칼럼

블로그_따뜻한 사람들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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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가게

 

  겨우 1년도 못 버티고 동네 고깃집이 문을 닫았다. 처음엔 서울 홍대 앞에서 쇠고기 차돌박이로 유명세를 떨치던 가게라며 요란을 떨었다. 소의 앞가슴의 갈비뼈 아래 부위에 붙어 있는 차돌박이는 살짝 불기운만 스쳐도 육즙 푸짐하고, 지방이 타는 향긋한 냄새가 얼마나 식욕을 자극하던가. 아들 둘을 데리고 꼭 거기 들러서 차돌박이를 먹어보려 했는데, 코로나 등으로 차일피일하다가 결국 폐점되는 바람에 맛 볼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그 고깃집 자리엔 ‘청년’을 내건 찌개식당의 개점이 커밍순 할 예정이란다. ‘청년’이라는 식당이름에선 곰삭은 노포(老舖)의 느낌을 기대할 순 없다. 그렇다고 ‘청년’이 미숙하고 설익은 맛으로 다가오는 것도 아니다. 일반적인 가게들에서 풍기는 ‘장삿속’이나 ‘잇속’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 대신에 신뢰가 듬뿍 배여 있다. ‘손해 보고 판다’는 장사치들의 얄팍한 상술은 청년의 가게와는 거리가 멀다. 앞치마를 두르고 위생두건을 쓴 ‘청년’ 가게의 청년들에게서 ‘열정’, ‘희망’, ‘신뢰’, ‘활기’ 같은 느낌들이 잘잘 윤기처럼 흘러내린다.

  우리 아파트 주변엔 최근 들어 ‘청년’을 앞세운 식육점, 빵집, 파스타가게, 커피전문점들이 노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번엔 아들과 함께 꼭 ‘청년찌개’ 식당에 한번 들러야겠다. 청년들이여,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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