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임종수 행정원장 칼럼

블로그_따뜻한 사람들 이미지 제공
블로그_따뜻한 사람들 이미지 제공

스테비아 토마토

 

  며칠 전 새벽 집으로 방울토마토가 배송됐다. 토마토가 든 상자는 냉동식품 운반 때 사용하는 드라이아이스로 채워져 있었다. 토마토든 방울토마토든 매달 수차례 주문해왔지만, 드라이아이스로 냉동 보관돼 배송된 적은 없었다. 뭐지? 아내가 지인으로부터 선물로 받았다며 이름을 늘어놓았다. ‘토마토’라는 마지막 단어만 들리고, 앞에 영어로 된 말은 선뜻 이해하지 못했다. 그 방울토마토는 매우 달달하고, 신선하다고 했다. 유전자변형 식품이라는 말에 찜찜하기도 했지만, 물로 씻으면서 하나를 깨물어보았다. 엄청 달달했다.

  스테비아 토마토라고 했다. 효소 처리된 스테비아를 주입해서 만든 과채가공품이었다. 허브과 천연당분인 스테비아는 당도가 설탕보다 300배 이상 높으나, 칼로리는 설탕의 1%에 불과하단다. 게다가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소변으로 바로 빠져나가므로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식품이라고 했다. 냉장고에 오래 보관하면 스테비아 성분이 빠져나가므로 빨리 먹는 게 좋대서, 선물로 받은 지 사흘 만에 두 팩을 혼자서 해치웠다(달달한 토마토는 싫다며 아내는 스토비아토마토를 가까이 하지 않았다).

  유년시절 토마토는 달지 않아서 그랬는지, 과일이라기보다 채소로 취급받았다. 어머니는 밭에서 막 따온 토마토를 도마 위에서 듬성듬성 쓸어서 커다란 양푼에 담아 사카린으로 버무려서 단맛을 냈다. 나이 들면서 단 것을 멀리하는 게 좋대서 감미료를 첨가하지 않고 그냥 먹어왔는데, 오랜만에 스테비아토마토의 단맛이 문득 유년의 사카린 섞은 엄마 표 토마토를 떠올리게 했다. 

저작권자 © ONNews 오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