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임종수 행정원장 칼럼

블로그_따뜻한 사람들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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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국

 

  한 달 전 현지에서도 실패했던 몸국을 해운대에서 먹을 수 있었다. 최근 제주에서 한 달살이를 하고 돌아온 손위동서가 직접 현지 배송주문을 했단다. 며칠 그 한 달살이에 꼽사리 끼었다가 제주 토속음식으로 유명한 몸국을 맛보려 했으나 소원을 이루지 못했다. 블로그 맛집으로 소개된 식당을 찾았으나, ‘엉터리 정보로 우리만 곤욕을 치르고 있다’는 주인장의 핀잔만 듣고 뒤돌아서야 했다.

  몸국은 제주도 토속음식이다. 돼지고기를 삶으면서 생긴 국물에 해조류의 일종인 모자반을 넣고 끓인 탕류다. 뭍인 우리 고향에서는 잔칫날 돼지고기 삶은 국물에 우거지를 듬뿍 넣고 끓인 탕을 온 동네사람들이 먹었던 기억이 난다. ‘몸’은 원래 ‘ᄆᆞᆷ’으로, 모자반을 가리키는 제주어다. ‘몸’이라는 말 때문인지, 기름진 음식에 비위 약한 사람들로서는 가뜩이나 ‘식인(食人)’ 이미지가 떠올라 수저질이 쉽지 않다고 한다.

  밀키트 상품으로 바다 건너온 몸국은 기름지면서도 부드러웠다. 제주도민들은 그 맛을 ‘베지근하다’고 한다는데 정확했다(‘베지근하다’는 제주어는 고기 따위를 푹 끓인 국물이 구미가 당길 정도로 맛이 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톳처럼 씹히는 모자반의 식감이 무척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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