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임종수 행정원장 칼럼

블로그_따뜻한 사람들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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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입구 차량 차단바

 

  자전거로 출근하던 이웃 젊은이가 길을 벗어나 아파트 입구 보안초소로 다가갔다. 직원에게 뭔가 얘기를 하더니 스크린도어가 열렸고, 그의 자전거가 쏜살같이 출입문을 빠져나갔다. 늘 아파트 내부차도로 다니던 그의 자전거가 왜 인도로 올라와서 인도 출입문을 통과하지? 출입구 시설물들을 유심히 살펴봤다. 금방 그 이유가 눈에 띄었다. 차량출입을 통제하는 차단바가 50㎝쯤 길어져 있었다. 기존 차단바에다 덧대서 자전거조차 함부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길게 늘인 거다.

  우리아파트가 금정산 산기슭에 위치하다보니 이른 아침부터 등산객들이 수없이 단지 내부 길을 이용하고 있다. 아파트 입주민들이 불편을 많이 호소했던지, 2년 전 스크린도어를 설치해 일반인 통행을 막아버렸다. 하지만 차량들이 드나드는 도로 쪽 차단바 길이가 짧아 등산객들이 그곳으로 거리낌 없이 드나들었다. 결국 돈 들여 설치해놓은 스크린도어조차 실은 제 기능을 못하게 된 셈이다. 차선책을 찾다가 차량 차단바를 더 길게 해서 작은 틈새까지 봉쇄해서 입주민들의 평안을 보장받고 싶었나보다.

  이따금 출입카드를 잊은 채 외출했다가 스크린도어 앞에서 알아채고는 보안직원의 허가로 아파트를 통과하곤 한다. 아파트 근무자들은 “문 좀 열어 달라”는 일반인들의 요청에 별다른 확인절차 없이 곧바로 스크린도어를 열어 길을 터준다. 길어진 차량 차단바나 스크린도어 설치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진짜 가로막힌 건 이웃끼리 마음의 장벽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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