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배동순

여름밤(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제공)
여름밤(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제공)

여름밤 꿈결에서

                                       시인 배동순

이른 무더위 멀리 떠나버린
기억 아련한 친구처럼 다가와
기다리지 않은 건 아니지만
애타게 찾지도 아니하였으니
낮이 가장 긴 하지(夏至)의 땅
시간을 두고 서서히 달아오른다
한달음에 달려온 뜨거운 사랑처럼

태양 너머 쏟아 내린 불볕
어둠이 내려도 꾸물꾸물하며
모닥불 되어 다시 솟아오른다
뜨거울수록 풍성한 나뭇잎처럼
불꽃 속에 파닥파닥 튀어 오르는 불씨
지금이 소중하다는 마지막 유언 남기며
수억 광년 뒤 어느 행성에서 만나자고
행복한 모두의 꿈 안고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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