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임종수 행정원장 칼럼

블로그_따뜻한 사람들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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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지하주차장

 

  태풍 힌남노가 물러간 날 아침 출근하려고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갔더니 어지럽고 복잡했다. 차들로 꽉 차 있었다. 통로까지 점령했고, 심지어 2중 주차까지 했다. 평소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아파트 주민들은 평소엔 대로변과 곧바로 연결돼 있는 지하 2층과 지하 3층 주차장을 선호하지 않았던가. 차를 타고 밖으로 나서니 이웃 아파트단지에서도 입주민의 차들이 가로수 아래 도로변에 촘촘히 세워져 있었다. 강한 비바람이 동반하는 태풍에 대비하려면 응당 지하 주차장을 이용하는 게 현명하지 않은가. 그렇다고 아파트 주차시설이 부족해서 그런 것도 아니었다. 지난 시절 겪었던 태풍 폭우피해에 대한 학습효과 탓이었다.

  몇 년 전 폭우를 동반한 태풍이 몰아쳐서 우리 아파트를 비롯해 인근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겼다. 어찌나 심했던지 몇 날을 두고 양수기로 지하주차장의 물을 퍼냈다. 물이 빠지면서 드러난 차들의 몰골은 엉망진창이었다. 진흙탕 물을 뒤집어쓴 탓에 추레했고, 벗겨진 도장 틈새로 발 빠르게 녹까지 슬기 시작했다. 엄청난 차량피해에 비해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간밤에 내렸던 폭우여서 심각성을 모른 채 잠들었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주민들은 큰비 소식만 있으면 지하주차장 대신에 아파트 인근 노상에 차를 세우는 버릇이 생겼다.

  태풍 힌남노가 폭우를 뿌린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차를 빼내려다 주민 7명이나 참변을 당했단다. 주차장이 침수되고 있다는 안내방송을 듣고 나섰다니 더더욱 가슴 아프다. 기후변화로 갈수록 기상이변이 잦은 요즘, 태풍 때마다 일상화되고 있는 아파트나 건물 지하 주차장 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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