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임종수 행정원장 칼럼

블로그_따뜻한 사람들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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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두 번째 확진

 

  2022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정식 초대받았다. VIP로. 좋은 자리여서 레드카펫을 지나가는 유명스타들도 가까이서 볼 수 있단다. 덤으로 행사가 끝나자마자 현장에서 상영되는 개막작품도 볼 수 있다고 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미리 올해 개막작품이 어떤 건지 알아보는 등 어린 시절 소풍이나 운동회 날을 기다리는 아이마냥 즐거웠다. 무엇보다 코로나로 인해 2년간의 구금생활(?)에서 해방돼 마스크를 벗은 채 야외 개막행사가 이뤄진다니, 어찌 가슴 설레지 않을까.

  회사로 우송돼온 VIP초대장을 가족들이나 지인들에게 자랑했다. 날마다 흥분을 가슴에 안고 기다리던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하루 전으로 다가왔다. 뜻밖의 변수가 생겼다. 모처럼 주말과 휴일 함께 식사했던 막내가 덜컥 코로나에 걸린 거다. 그 소식을 듣는 순간 몸이 으슬으슬 추워지고 목이 칼칼해지는 게 아닌가. 영판 코로나 증상이었다. 개천절 연휴가 끝나자마자 신속항원검사를 했다. 다행히 음성이었다. 한데 코로나 유사증상은 좀체 사그라들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심해졌다. 비타민C를 보충한답시고 밀감을 씹어서 삼키는데 목이 따끔거리면서 찢어질듯 아팠다. 아이고! 영화제 개막식 참석은 물 건너가나 싶었다. 다시 신속항원검사를 했으나 음성이었다. 믿을 수 없었다. 지난 3월초 코로나 확진 때도 자가진단키트, 신속항원검사 모두 음성이었다가 마지막단계로 PCR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던가. 검사결과에 불신을 가득안고 PCR검사를 했고, 다행히 음성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이 아프고 기침이 지속되는 코로나 증상은 그치지 않았다. 그 다음날 혹시 독감에 걸렸나 하고 이비인후과에 가서 독감과 코로나를 한꺼번에 진단하는 PCR검사를 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꼬박 하루가 걸린다고 했다. 영화제 개막식 다음날에야 확진여부를 알 수 있다는 거다. 소중한 초대장을 썩힐 수 없어 좋아하는 회사후배에게 줬다. 마스크 쓴 채 개막식 행사장에 갈 수 있겠으나 다른 참석자들의 감염이 우려돼 포기했다. 내 선택이 옳았다. 나는 두 번째 코로나에 확진됐다. 내년 2023년 부산국제영화제에는 참석할 수 있을까. 그때는 아무래도 코로나 보다는 초대장을 받는 게 관건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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