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임종수 행정원장 칼럼

블로그_따뜻한 사람들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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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영끌족

 

  ‘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해’ 집 샀던 젊은이들이 맨붕이란다. 미국 연준이 ‘성킁성큼’ 내딛는 ‘자이언트스텝’으로 인하 고금리 압박을 견디지 못해서다. 한때 자신만 빠지면 또래 집단으로부터 외계인 취급을 당하며 따돌림이라도 당할 기세로 유행병처럼 번졌던 코인이나 주식투자도 차라리 반 토막 났다는 몇 달의 전의 뉴스조차 그립단다. 부쩍 오른 대출금을 지불해야 하는 게 부담스러워 집을 전세로 내놓고 자신은 다시 옛날의 고시원 쪽에 월세자리를 알아보는 젊은이도 있단다. 다들 사정이 뻔한 지라, 영끌족이 내놓은 전세방에 관심 없다. 찾아와서 관심을 조금 보이는 이들은 대개 ‘달세’로 얼마까지 가능한지 귓속말로 묻고 할 뿐이다.

  지금도 나는 사회에 겨우 발을 내딛던 그들이 왜 무리하게 신용대출이니, 마이너스통장개설이니 하면서 금융대출로 집을 사거나 주식에 매료됐는지 알 수 없다. 미증유의 코로나 대책마련에 골몰하던 각 정부의 인위적인 경기부양을 노린 마구잡이 돈 찍어내기를 믿고 ‘영끌’했을까. 최소 10여년 자금마련 계획을 수립해야 아파트 분양시장을 기웃거리나 했던 게 우리세대였다. 나도 그렇게 해서 10년 만에 ‘평생 살’ 내 집 마련을 했다. 주식은 사치였을 뿐이다.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고 생각했으니까. 이따금 주식 투자한다는 친구 얘기를 들으면 아직도 내 마음 한 편에서는 ‘한심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나도 15년 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주식을 샀다. 부탄가스 제조와 태양광 패널을 생산하고 중국에 판매하는 중소기업 주식 150만원 어치를 샀다. 그때 1주당 가격이 7만원. 15년이 흐른 지금도 7만, 8만 원대 언저리에 머물고 있다. 주식투자를 재산형성 수단으로 삼지 않은 내가 다행스럽다 하지 않겠나.

  이재에 흐리멍덩한 나는 아무래도 ‘영끌’과는 거리가 멀지 싶다. 그나저나 지금 우리나라의 ‘영끌족’은 불공정한 사회가 빚어낸 시대적 악마 아닌가. 개인의 책임 탓으로 돌리기보다는, 사회적 비용을 들여서라도 바로잡아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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