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온종합병원 임종수 행정원장 칼럼

블로그_따뜻한 사람들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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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이전 논란

 

  지난 5월초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는 우크라이나 전쟁난민캠프에 의료지원단을 파견하기로 하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난민캠프가 설치돼 있는 폴란드로 가려면 인천공항까지 가야 했다. 부산에 본부를 둔 그린닥터스는 김해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국내선으로 이동하고, 인천공항에서 폴란드항공 편을 이용하기로 했다. 문제는 김해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국내선 항공편이 없었다. 부산에서는 김해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김포공항에서 리무진버스를 갈아타고 인천공항까지 가야한다는 거다. 우선 갈아타는 일이 무척 불편했다. 오전 11시에 예약된 폴란드행 비행기 시간에 맞추려니 시간 또한 빠듯했다. 그렇다고 KTX를 타더라도 서울역에서 다시 인천공항으로 가는 철도를 이용해야 하는 절차는 어쩔 수 없었다. 항공편과 철도편을 각각 시뮬레이션 해본 결과, 부산에서의 첫 비행기나 열차를 감안해볼 때 어느 방법도 ‘오전 11시 폴란드항공 탑승’ 조건을 맞추기 어려웠다. 그린닥터스는 고민 끝에 전세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직행했다. 이 때문에 출발 당일 이른 새벽 2시부터 서둘러야 해서, 폴란드 바르샤바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꼬박 26시간이나 걸렸단다.

  별다른 정책 쟁점 없이 이전투구 싸움판으로 진행되던 이번 지방선거에서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으로 이전하겠다’는 어느 후보의 공약이 와 닿았다. ‘김포공항 이전’에 반대하는 쪽은 ‘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이동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단다. 내 경험상 이 반대주장에 결코 동조하기 어렵다. 내 고향 김해공항의 국제노선 확충을 먼저 주장해보지만, 신공항 건설이 될 때까지라도 김해공항∼인천공항 직항 노선 신설이나 김포공항의 인천공항 이전에 기대를 걸어본다. 선거 끝났다고 흐지부지되지 말아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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